신성일 재산 영천집 근황
지난 2018년 11월 4일 남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배우 엄앵란 씨(82)는 평생의 동반자 신성일에게 마지막으로 이 같은 말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답니다. 1964년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신성일 엄앵란 부부는 사랑과 원망, 애증과 연민으로 55년의 세월을 함께했습니다.
부부가 인연을 맺은 것은 ‘맨발의 청춘’(1964년)에 함께 출연하면서부터입니다. 엄 씨는 남편에 대해 “가정 남자는 아니었다. 사회 남자, 대문 밖의 남자지 집안의 남자는 아니었답니다.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나한테 다 맡기고, 영화만 하러 돌아다녔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집에는 늦게 들어와서 자고 일찍 나가는 것밖에 없었다. 늘그막에 재밌게 살려고 그랬더니 내 팔자가 그런가보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신성일의 유언은 그의 삶처럼 자유롭고, 로맨틱했습니다. 엄 씨는 “딸이 ‘아버지 재산 뭐 있소?’라고 물어봤더니 ‘재산 없다’고 했단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한테 가서 ‘참 수고했고, 고맙다 그래라, 미안하다 그래라 가서’ 이렇게 얘기를 했다”며 “사회적인 남자이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이지만 존경할만 해서 55년을 살았지 흐물흐물하고, 능수버들 같은 남자였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답니다.
신성일은 임종 직전까지 촬영 예정이었던 영화 ‘소확행(가제)’의 세세한 준비사항까지 직접 챙기고 있었답니다. 엄 씨는 “우리 남편은 뼛속까지 영화물이 들어간 영화인이다”며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는 이렇게 찍고, 저렇게 만들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지만 이토록 영화를 사랑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밝혔습니다.